7월의 NGO Pick 『배틀그라운드』
“낙태죄를 둘러싼 성과 재생산의 정치”
지난 6월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1973년부터 임신 24주 내 임신중단 권리를 보장해 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지했다. 이에 미시시피주는 15주 이후 임신중단을 금지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26개 주가 임신중단을 금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2019년 임신중단을 처벌하는 일명 ‘낙태죄’를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제한한다고 여겨 헌법불합치 판정하였고, 낙태죄는 2021년부터 폐지되었다. 하지만 이후 대체할 법이 제정되지 않아 현재는 입법 공백 상황이다.
이 책은 2016년 결성된 성과재생산포럼의 기획으로 출간되었다. 성과재생산포럼은 ‘장애 여성의 재생산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고민으로부터 시작해 온 단체로, 정부 인구정책, 자기결정권, 여성의 권리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어냈다. 이 책에서는 낙태죄 폐지의 의미가 무엇인지, 재생산 권리가 어떤 권리인지를 질문하고 싸워온 성과재생산포럼의 과정을 담아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낙태죄는 단지 여성의 생애 한 대목에서 일어나는 임신중단이라는 행위만을 규제하는 것이 아닌,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시민 사이의 위계 재생산과 정상적인 삶의 규정을 둘러싼 싸움터였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0명의 저자가 정치, 사회, 문화, 보건의료 등의 관점에서 성과 재생산권에 대해 서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