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NGO Pick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
“스페인 마을 공동체 마리날레다”
1970년대 지역사회개발의 일환으로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이래, 현재 다양한 형태의 마을 만들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민과 관이 함께 만들어 가는 마을 만들기는 모두가 살기 좋은, 사람이 모이며,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마을을 꿈꾸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꿈이 아닌 현실에서 실현가능한 마을을 만든 이상한 공동체 ‘마리날레다’가 있다.
이 이상한 마을은 한때 60%가 넘는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토지가 없는 농민이 대다수인 사회라 마을 사람들이 며칠씩 굶기를 밥 먹듯이 했다. 독재자 프랑코가 죽은 뒤 스페인이 불확실성에 놓여 있을 때, 노동자들의 작은 공동체는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변화를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1979년 주민이 직접 선출한 시장 ‘산체스 고르디요’가 있다.
고르디요는 온갖 공격을 견디고 투옥까지 당하면서도, ‘더 나은 세상을 창조하는 꿈’을 말하기 시작했고, ‘대안’을 갈구하던 사람들은 고르디요의 대안적 행위에 진지한 관심을 갖고 동참했다.
이곳 사람들은 노동을 쟁취하기 위해 평화적이고 상징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절대적 빈곤을 전국에 알리고, 정치인과 지배층, 언론의 부당한 흑색선전에 단호히 대응해 사과를 받아 내는가 하면 평화적인 집회와 점거, 눈길을 끄는 퍼포먼스를 통해 이슈를 부각한다.
농장과 공장을 협동조합의 형태로 꾸리고 이윤을 분배하지 않고 재투자해 일자리를 늘리고, 지방 정부로부터 자재를 지원받아 주민들이 살 집을 직접 짓고 한 달에 15유로 정도만을 부담하게 하여, 사실상 무상 주거가 가능하게 하고 있다.
마을의 중요한 사안은 총회에서 주민의 참여로 결정되고, 마을에서 벌이는 떠들썩한 축제에는 스페인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 책은 영국의 저널리스트 댄 핸콕스가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해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공동체를 심층 취재하고, 이 마을의 지지자와 반대자를 두루 인터뷰해 내놓은 결과물이며, 연대와 우정의 가치로 그 강압에 저항하고, 원하는 것을 내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