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NGO Pick 『이상한 정상 가족』
“한국에서 가족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9월 7일, 지난 4월 아산의 한 주택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6살 남자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아동의 사망 원인은 아사(餓死)로, 친모 30세 유모씨는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니는 등 20일 넘게 아이를 홀로 방치해 영양실조와 탈수로 사망하게 했다. 재판부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인식하에 방치해 살해하였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모든 사람들이 아동학대에 반대한다.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은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럴 수 있냐’며 분노한다. 반면 체벌에 대한 반응은 다르다. 아이들을 훈육하는 데 참견하지 말라거나, 대부분 집에서 아이들을 한두 번씩은 때리면서 키운다고 말한다. 이처럼 ‘정상가족’ 내에서 허용하는 체벌과 ‘비정상가족’에서 일어나는 학대는 서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체벌과 학대의 연관성은 분명 존재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법으로 체벌을 금지한 나라에서 아이가 학대로 사망할 확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낮으며, 수많은 연구결과 체벌의 교육적 효과는 없고 도리어 폭력의 내면화를 통해 뒤틀린 인성을 만들어낼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아이들을 둘러싼 여러 이슈 중 다양한 유형의 폭력을 중심으로 가족의 문제를 살펴본다. 가족은 정말 울타리가 맞는지, 한국에서 ‘비정상’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가족주의가 무엇인지 등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가족 안팎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과 그것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성과 도덕성, 질서,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를 청한다.